3월 22~24일 화순수집: 가랏, 하지감자, 물고구마, 쌀보리 수집


지난주부터 시작한 화순 수집에서 벌써 36작물 80품종 230점을 수집했습니다.
물고구마, 흰고구마, 하지감자, 재래우엉, 쌀보리, 가랏 등 수집했습니다.


이번주 수집에는 시인과농부님의 지원으로 2박을 무등산농원 몽골식텐트인 게르호텔에서 숙박했였으며, 직접 숯불구이 등 매일 저희들의 안부를 체크해주셨습니다. 또한 엄애란님이 간식으로 통닭 두마리를 제공했고 매일 숙소까지 오시는 수고까지 해주셨습니다. 능주조합장님과 이종국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타장님의 점심식사 제공해주셨고, 오순희전여농정책위원장님의 지원 등 적극적인 지지에 편하고 재밌게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단이선생님팀 사진이 아직 안올라와서 못 올렸어요. 저희는 요즘 두팀으로 나눠서 수집하고 있답니다.

다음주 31일(수)~1일(금) 도곡면으로해서 화순 남부지역 수집합니다.

다음에는 길위에서님이 함께 참여하셔요. 수집원들 다들 길위에서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네요^^


아침부터 씨갑시 할머니를 만났어요. 물고구마, 하지감자 수집! 호박고구마, 꿀고구마, 물고구마 순 내면 역시 물고구마 순이 가장 맛있다고 하시네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향이 좋아서 순 먹을용으로 물고구마를 심으신다고 하셨어요. 시장에서 나가도 물고구마 순이 알아줘서 가장 비싸다네요.



오래된 하지감자가 나왔어요. 할머님이 이 마을로 시집왔더니 마을에서 이 감자만 심고 있었다고 하시네요. 감자가 길쭉하고 눈이 고루 퍼져 있어요. 큰 것은 주먹만하시도 한데 주로 잔 것이 많이 나온다고 해요. 어르신들이 다들 이 감자가 맛있는 감자라고.. 수미감자는 파근하긴해도 이 감자 못 따라라 온다고.. 파근파근하면서 찰지답니다. 작은 것은 조림 하면 맛이 좋답니다. 수미가 수확량이 많아서 이 감자를 안 심기 시작했다네요. 수확량은 더 많아도 크기가 작아서 그렇지 알 수는 하지감자가 더 많답니다. 길쭉한 모양이 지게감자처럼 보여도 전혀 달라요~!




왼쪽은 하지감자, 오른쪽은 물고구마




흰팥, 앵두팥, 검정팥 세 종류를 심으시네요. 옛날에 묵을 쒀먹는 팥이 따로 있었다고 하시네요. 얼룩덜룩 무늬가 있었다는데 재팥, 개구리팥도 아니시라고.. 묵팥말고는 다른 팥은 묵이 잘 안쒀진다고 하시네요. 혹시 개구리팥일까 싶어 사진을 보여드리니 이 팥은 "씨앗퐅" 이라고 하시는데.. 아마 "새팥"의 사투리일까요.. 화순도 담양과 똑같이 "재팥"을 "동냥치팥"이라고 부르셨어요. 다른 동네가서 묵팥이 따로 있었냐고 물어보면 다들 그렇다고 하시네요. 어떤 할머님은 얼룩무늬가 없이 누리끼리한 하얀 팥이라는 분도 있으시고, 이팥이라는 분도 있으시고.. 묵팥이 궁금해지네요..ㅎㅎ




화순 여기저기 "가랏"이 심겨져 있어요. 배추도 아니고 유채도 아니라고들 하시는데 유채에 가까운 것 같아요. 배추보다 부드럽고 달짝지근해서 김치(겉절이) 담가먹고 쌈으로 뻐시지 않아서 좋답니다. 옛날에 목마를 때 유채처럼 줄기 끊어서 껍질벗겨 먹곤했답니다. 가랏! 다들 처음 가랏이라는 이름이 신기하고 재밌어서 차안해서 가랏~! 하며 장난치고 놀았어요.. 가랏.. 왜 가랏일까요..




가랏!




93세라고 믿기 어려운.. 유쾌하고 건강하셨던 할머님.. 정도 많으셔서 하나라도 더 주고 싶으셔서 뭐 하나만 집었다하면 가져가라고 하시네요...ㅎㅎㅎ  이제 홀태도 안쓰신다며 골동품 사가는 사람이 팔라고 하는거 안줬는데 가져가라고 하셔서 고이고이 싸들고 왔어요. 다음에 또 오라고하셔서 다음에 떡 사들도 꼭한번 찾아뵙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왔네요. 할머님은 어찌 이렇게 건겅하시냐고 여쭤보니 부모님 두분 모두 90세를 건강히 보내시고 돌아가셨다고.. 할머님에게 좋은 이야기 많이 듣고 많이 웃고 돌아왔어요..ㅎ



할머니 집 뒤로, 앞으로 밭이 정갈하게 펼쳐져 있어요. 93세에 아직도 이렇게 밭을 일구고 계시네요. 하하..




집 마당 구석이나 하우스 주변에서 쌀보리를 자주 만나요. 화순은 쌀보리가 아직 많이 남아 있네요. 엿질금 길러 먹고, 차 끓여 드시고, 다들 보리떡을 해드세요. 보리싹 어릴 때 베어다가 쌀가루에 버무려서 시루에 삶은 팥 올리고 그 위에 쌀가루 버무린 보리싹 올리고, 팥 올리고..(시루떡하듯이) 해서 보리떡을 만든답니다. 쑥떡하고는 또 다른 맛이라고.. 지금 보리싹 뜯어서 먹어보니까 달고 부드럽더라구요. 겉보리는 안 심으시냐고 여쭤보니까 옛날부터 쌀보리만 심어오셨다네요. 경기도에서는 겉보리가 많았는데 남도라서 쌀보리가 많네요.



시인과농부님이 직접 갈비 양념해서 숯불에 구워주셨어요.. 맛까지 있어서 또 한번 놀랐어요.ㅎ 잘 먹었습니다!





수집 끝무렵에 씨갑시 할머님을 만났어요. 밭을 놀이터 삼아 지내시던 할아버지, 그 뒤를 쫓으시는 할머니..ㅎ 쪽파를 참 정갈하게 뽑으시던 할아버지가 자주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화순에서 앵두팥이 많이 나왔어요. 빨간팥보다 색이 좀 더 어둡고 알이 더 크고 단맛이 더 난다고 하네요. 시장에 나가면 앵두팥을 알아줘서 좀 더 비싸다고 해요. 신기하게도 화순에서 재팥이 많이 안나와요. 옛날에 동냥치팥(재팥)이 있었다고 다들 기억은 하시는데 종자를 대부분다 지우셨더라구요. 담양에서만해도 동냥치팥이 많이 나왔는데 아직 화순 다른 지역들이 많이 남았으니 찬찬히 지켜봐야겠어요.



보리



한창 보리떡 해먹을 때라고 하시네요. 냉동실에 얼려두신 보리떡을 한덩어리 내주셨어요..ㅎ 다음 수집에 단원들이랑 다함께 먹으려고 다시 냉동실에 얼려뒀는데.. 맛은 다음 수집 후기에 올려둘게요.



화순, 담양에서는 개파리동부를 동냥치동부, 곰팡동부라고 부르네요.



씨앗수집하고 할머니 일하실 시간을 너무 많이 내주셔서 보리싹 다듬는 일을 도와드렸어요. 도시사람이 보리싹이 좋다고 가지러 오겠다고 해서 다듬고 계신다고.. 보리싹이 어디에 좋은 거냐고 여쭤보시는데 대답을 못했어요...ㅎ 할아버지가 쪽파 뽑는 일은 기가막히게 잘하셨는데 보리싹 고르는 일은 쉽지 않으신 모양이에요. 그렇게 다시 보리를 뽑으러 가시네요..ㅎ



씨앗수집하고 보리싹 다듬는 일을 도와드렸어요. 할아버지가 쪽파 뽑는 일은 기가막히게 잘하셨는데 보리싹 고르는 일은 쉽지 않으신 모양이에요. 샬롬이 곁에서 하나하나 알려드리니 잘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