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과 농사, 때로는 그와 연관된 농부와 농업 이야기를 한 알씩 씨나락 까먹듯이 가볍고도 재미나게 다룹니다.
2025.12.17
지난 들소의 이동에 관한 글에서 유럽의 삼포식 농법을 언급하면서 잠시 조선의 2년 3작식 농법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그에 대해 궁금하셨나요?
발빠른 분들은 이미 찾아보셨겠지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이제는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선 반도의 농법과 농민 은 물론이고, 2년 3작식 에 대해서도 잘 나오네요.
아무튼, 오늘은 위의 내용을 다루는 책을 함께 읽으며 그 책의 내용이 되는 곳을 답사한 내용을 올리려 합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에는 현재 이 육필 원고를 기증 받아서 보존되고 있다. 사진으로 보아, 바닥이 다다미인 것에서 기증 받을 당시 기념으로 촬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 <조선 반도의 농법과 농민>은 제가 소개글을 쓰던 2009년 현재, 「사진으로 보는 1940년대의 농촌풍경」이라는 사진집만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자체적으로 제주도 편만 번역해 놓은 자료집이 있지만 완역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2014년 완역본이 민속원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아무튼 이 책의 저자 타카하시 노보루 그는, 그 당시 농민들이 농사짓던 방식부터, 무엇을 어떻게 먹고사는지, 땅값은 얼마이며 농산물이나 생활용품은 얼마인지 하는 것까지 모조리 조사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이 사람의 어마어마한 열정에 질려 정신병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부분에서는 너무 기가 차서 웃음이 터질 때도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제목을 왜 ‘조선 반도의 농법과 농민’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까닭은 조선 사람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가장 알맞게 농사짓는 방법에 대한 것이기에 ‘조선 반도의 농법’입니다. 그와 함께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기에 ‘조선 반도의 농민’입니다. 이 점은 앞으로 소개하는 글을 통해 저절로 알수 있을 겁니다.
그는 그 이듬해인 1919년부터 조선총독부 권업모범장 수원지장에서 일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습니다. 거기서 9년을 일하다가 1928년에는 황해도 사리원에 있는 서선(西鮮)지장의 장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서선은 서쪽 조선이라는 말로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를 가리킵니다. 당시 일본은 크게 북선(함경도, 강원도), 남선(경상도, 전라도) 등으로 우리 나라를 구분했습니다. 그러다가 1944년에는 농사시험연구기관을 정비 통합하여 다시 수원지장으로 돌아와 총무부장이 됩니다. 그 뒤 해방이 되고 나서인 1946년 5월까지 그곳에서 나머지 일을 처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그해 7월 심근경색으로 55살에 숨을 거둡니다. 그래서 이 책은 그가 직접 쓰지는 못했고, 아들이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정리하여 1998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군데군데 엉성한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1942년 : 6월 1~5일 강원도
1943년 : 7월 3~9일 경기도
둘째는 조사하기에 앞서 미리 책이나 관련된 사람을 만나 조사한 내용입니다. 셋째는 직접 농사를 짓는 농민을 만나 이것저것 묻고 눈으로 본 내용을 기록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때와 지금은 생활 방식은 물론 농사짓는 방식도 엄청나게 바뀌었습니다. 쟁기질 같은 경우만 봐도 그때는 소나 말을 쓰거나 사람들이 함께 하는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경운기나 트랙터로 혼자서 손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름도 그때는 화학비료를 금비(金肥)라고 부르면서 영양제 식으로 주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안 쓰면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그렇다 보니 지금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있고, 아니면 우리가 전혀 생각조차 못하던 것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자세로 그때 사람들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책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점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다카하시 노보루(高橋昇)는 누구인가?
다카하시 노보루는 1892년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태어나 1918년 동경대학 농학부 농학과를 졸업합니다. 후쿠오카는 특히 농법이 뛰어난 곳이라 하여 19세기 후반 일본 전체에 그것을 정리해 보급할 정도였습니다. 그가 농학부를 택한 것은 그런 배경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조선 농업 실태 조사
그가 조선에 온 첫 해부터 이러한 조사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한 것은 1937년 7월 6일에서 8일까지 경상도에 출장을 가면서입니다. 그나마도 이때는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면서 본 것을 적은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조선 반도의 농법과 농민에 대하여 자세하게 조사하기 위해 나섭니다. 그 장소와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937년 : 7월 29일 경기도 / 9월 1일 이후 황해도 / 9월 6~7일 경상도 /
이와 같이 1937년부터 1940년까지 정말 쉴 틈 없이 엄청나게 돌아다니며 조사했습니다. 일제에게 봉사한 일본인이지만 그의 노력 덕분에 우리가 이런 엄청난 자료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를 위해서 그 사람보다 꼼꼼하게 우리의 옛 농사 방식을 조사하고 연구 정리해서 직접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조사했는가
조사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자동차와 기차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지나가며 본 논밭의 모습을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는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
다카하시 노보루의 조사에는 농사만이 아니라 민속, 사회, 경제, 역사, 지역, 생활 모습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무래도 그때 사람들의 농사짓는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① 쟁기질 방법
② 돌려짓기, 사이짓기 - 한정된 땅을 최대한 활용하기
③ 갈무리, 그밖에
조선 반도의 농법이라고 하여 모든 농사를 다 조사한 것은 아닙니다. 그때 농사의 중심은 곡식류였고, 채소류 같은 것들은 집에서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텃밭에서 조금씩 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그래서 요즘 근교 농업에서, 우리의 식생활이 바뀌면서 사랑받고 있는 여러 야채니 채소니 하는 것들을 농사짓는 방법에 대해서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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