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나락까먹는 소리

<씨앗 이야기> 함께 읽기 3

2025.11.11

종자 소독, 품종명, 저항성에 대한 이야기

종자 소독에 대한 이야기

Q 판매되는 씨앗은 전부 종자 소독이 된 겁니까?

A 무농약 씨앗도 있다. 소독한 경우는 씨앗 봉지에 정확히 적혀 있다.


씨앗 봉지의 뒤를 보고 '티오람 약제 처리 1회' 등이라 적혀 있다면, 그건 농약으로 종자 소독을 완료했다는 의미. 베노밀이라든지 캡탄, 이프로디온이나 티아메톡삼 등도 그렇다. 

농약 이름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알기 어렵지만, 티오람이나 베노밀은 '벤레이트', 캡탄은 '오더사이드', 이프로디온은 '로브랄', 티아메톡삼은 '아크타라'의 성분이다. 모두 살균제로, 까마귀 등의 새를 쫓는 데에 효과가 있는 것도 있다.

'티오람 약제, 제노밀 약제 처리 각 1회'라고 하면 '벤레이트 T 수화제 20'으로 종자 소독했다는 것. 채소류의 푸사리움균이나 라이족토니아균에 의한 피해 등에 등록되어, 예를 들어 오이라면 모 잘록병이나 덩굴 마름병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이 종자 소독도 농약의 사용 횟수에 포함된다는 점. 오이에 벤레이트 수화제는 4회 사용하는데, '티오람 약제, 베노밀 약제 처리 각 1회'라는 씨앗을 구매했을 경우 재배 중에는 나머지 3회밖에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종자 소독에 대해서는 표시 의무가 있기 때문에, 소독한 경우에는 씨앗 봉지에 반드시 적어 놓는다. 반대로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면 무농약 씨앗이라 생각해도 좋을 터이다.

소독 완료 씨앗을 잘못해 먹지 않도록 자주색이나 분홍색으로 화려하게 착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의무는 아니기에 색이 없는 경우도 있다.



Q 소독되어 있지 않은 무농약 씨앗을 원하는데......

A 지역의 종묘상에 일찌감치 의뢰해 보세요.


유기 재배를 하는 손님에게 이러한 요청이 꽤 들어옵니다. 일본 유기농업 규정에서는 무농약 씨앗의 입수가 어려울 경우에는 종자 소독된 일반 씨앗의 사용도 인정하고는 있지만, 역시나 씨앗까지 무농약으로 하고 싶지요.

특히 규모가 큰 경우, 생산되는 씨앗(영리용)은 대부분이 소독 완료된 것. 무농약 씨앗을 찾는 건 어렵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 종묘 제조업체에 문의하여 소독 전의 씨앗을 따로 빼서 받는 일도 있습니다. 대응해 줄지 어떨지는 종묘 제조업체 나름인데, 여러분도 지역의 종묘상에 부탁해 보는 게 좋을 겁니다.

바라는 품종을 결정하면, 가능한 일찌감치 의뢰하면 될지도 모릅니다. 이때 소량이 아니라 어느 정도 수량을 한번에 모아서 요청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무농약 씨앗에 대해서는 뒤에 나오는 내용을 참조. 





씨앗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

Q 다른 품종의 씨앗을 사려고 했는데 이름만 다르지 똑같은 품종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A 그런 일이 있습니다. '상품명'이 아니라 꼭 '품종명'을 확인해 주세요.


'상품명'을 크게 적은 씨앗 봉지가 늘어나고 있다

씨앗 봉지의 겉면,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는 씨앗의 이름이 적혀 있다. 당연히 그 품종명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 많은데, 호쿠쇼우北相 종묘의 오오요우 카즈오大用和男 씨에 의하면, 최근에는 '조생 양배추'라든지 ''추위에 강한 시금치'라든지 그 특징을 알기 쉬운 채소의 이름이 적혀 있는 봉지가 늘어났다고 한다. 

다만, 어느 정도 알기 쉬워도 내용물이 걸맞지 않으면 안 됨. 예를 들면 단골도 많다는 노하라野原 종묘의 '맛있는 소송채'. 이건 종래 품종인 '아야카'(노하라 종묘)와 내용물이 완전히 똑같다고 한다. 즉, 맛있는 소송채는 '품종명'이 아니라 '상품명'이다. 아야카가 맛있는 품종이라서 잘 팔리는 셈이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소송채(코마츠나)



품종명을 숨기고 파는 것은 규정 위반

한편, 상품명만 표시되어서는 농가에서는 품종을 알 수 없다. 똑같은 걸 사 버리는 등의 실수도 일어난다. 그래서 종묘법에서는 씨앗 봉지에 '종류 및 품종'을 표시하지 않으면 씨앗이나 모종을 판매하지 못한다고 정해 놓았다. 대개는 봉지의 뒤에 작게 품종명이 적혀 있으니 확인하길 바란다. 


씨앗 봉지의 겉에는 '잎대파'라고만 적혀 있는데, 뒤집으면 작게 '이와츠키岩槻'라고 품종명이 적혀 있다. 이와츠키 대파는 사이타마현의 옛 이와츠키시(현재 사이타마시)의 재래 품종. 품종 등록은 되어 있지 않지만, 봉지에는 명기할 의무가 있다. 만약 씨앗 봉지에 품종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을 경우(상품명인지 품종명인지 어떤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종묘업자에게 물어 보자. 반드시 가르쳐 줄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품종명이란 무얼까? 종묘법에 기반해 등록된 품종의 경우에는 그 등록 품종명을 기록할 의무가 있어, 반드시 품종명이 붙어 있다(등록이 실효된 경우라도 그 품종명을 표시한다). 다만, 9000품종 이상 있다고 하는 채소 중에서 현재 등록 품종은 800개도 되지 않는다. F1 품종의 대부분은 동록하지 않고, 옛날부터 있는 재래종 등 등록이 인정되지 않는 품종도 있다. 

씨앗 봉지에는 이들 등록 품종 이외의 품종명도 표시해야 하는데, 각 업체가 제멋대로의 품종명을 내세워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일본 종묘협회가 유통하고 있는 씨앗의 품종명을 심사하고, 적당한 이름을 짓거나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저항성과 내병성에 대한 이야기


Q 품종명 앞에 붙어 있는 YR이나 CR 같은 건 무언가?

A 특정 병에 강하다는 뜻.



'YR'은 황색 저항성(Yellows Resistance)의 줄임말. 십자화과의 위황병萎黄病에 저항성이 있는 품종으로, 즉 위황병에 강하다는 것. 무나 양배추에 많다. 

'CR'은 근류병 저항성(Clubroot Resistance)의 줄임말로, 뿌리혹병에 저항성을 가진다는 의미. 배추나 순무의 품종명 앞에 자주 붙는다. 'YCR'이라 하면 위황병에도, 뿌리혹병에도 저항성이 있어서 강하다는 것이다. 

토마토 품종명에 있는 'CF'는 잎곰팡이병 저항성을 의미한다. 

다만, 품종명에 YR이나 CR, CF가 붙어 있지 않아도 저항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다. 그 경우는 씨앗 봉지나 카탈로그에 적혀 있거나 하기에 꼭 확인할 것. 

또한, 카탈로그 등에는 병해 이름이 기호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 적지 않다. 'B·F1·J3에 내병성'이란 식으로 모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아래 표를 참고하길 바란다. 


저항성(내병성) 표기

십자화과 채소YR위황병
CR뿌리혹병
토마토TY황화 잎말림병
Cf-9잎곰팡이병 레이스9



병해의 약칭 

토마토ToMv토마토 모자이크 바이러스
Tm-1토마토 모자이크 바이러스 Tm-1형
Tm-2a토마토 모자이크 바이러스 Tm-2a형
B풋마름병
F1시들음병 레이스1
F2시들음병 레이스2
J3뿌리썩음시들음병
V반신 시들음병
C1잎곰팡이병
LS반점병
N고구마뿌리혹선충
K갈색뿌리썩음병(코르크 뿌리)


가지F반마름병
B·V·N토마토와 같음


피망TMV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
ToMV토마토 모자이크 바이러스
PMMoV-L3고추 마일드 모틀 바이러스
B풋마름병
Pc역병


박과CMV오이 모자이크 바이러스
ZYMV주키니 황반 모자이크 바이러스
WMV호박 모자이크 바이러스





Q '저항성'과 '내병성'이라고 하면 어떤 차이인가? 어느쪽이 강한 건가?

A '저항성' 쪽이 강하다. '내병성'은 종묘 제조업체의 기준.


병에 대해서는 '내병성이 있다'고 적혀 있는 품종보다 '저항성이 있다'고 적혀 있는 품종 쪽이 강하다. 

자세히 말하면, 저항성에는 '진성 저항성'과 '경작지 저항성'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진성 저항성을 가진 품종은 특정 병원균에 매우 강하여, 그루 전체가 그 병에는 걸리지 않는(감염되지 않는) 유형. 한편, 경작지 저항성을 가진 품종은 감염되지만 체내에서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해 피해의 정도가 가볍게 끝나는 유형. 대부분의 제조업체에서 '내병성이 있다'고 표기하는 것은 이 경작지 저항성을 가진 쪽의 품종이다. 

하지만, 진성 저항성이라고 절대 안심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 병원균에 신종(새로운 레이스)이 등장하면 발병해 버리기 때문이다. 양배추의 시들음 황화병은 장기간 안정되어 저항성이 발휘되고 있지만, 최근 시금치의 노균병이나 토마토의 잎곰팡이병 같이 새로운 레이스가 차츰 출현해 그 저항성이 무너지는 일도 있다. 토마토 시들음병, 박과 채소의 덩굴쪼김병에도 새로운 레이스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진성 저항성을 가진 품종에 '내병성 품종'이라 표기하고 있는 종묘 제조업체도 있다.   

한편, 경작지 저항성을 가진 품종은 예를 들면, 칼슘이나 규산의 집적 능력이 높거나, 잎이 두툼하거나, 병에 강한 구조가 여러 가지. 새로운 레이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저항성을 보이기에 어떤 레이스가 잠재해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내병성 품종을 선택하는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그 내병성의 강약은 품종에 따라서 가지각색으로, 어디까지나 제조업체의 기준에 따라서 결정된다. 환경에도 좌우되기에 재배 기술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Q 접붙인 모종이라면 병은 안심일까요?

A 바탕나무에 따라서 장단점이 있으니 주의하세요!


토마토나 가지, 오이 등에는 토양 병해에 강한 바탕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 어떤 병에도 강한 건 아닙니다. 예를 들면, 토마토의 바탕나무만 해도 30품종 정도 있어서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 텃밭의 손님은 '접붙임 모종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요.

과거에 이런 실패가 있었습니다. 가지의 반신시들음병으로 곤란했던 것 같은데, 최초에 그걸 말하지 않기에 타키이의 '다이타로台太郎'를 사용해 버렸다. 다이타로는 풋마름병에는 내병성이 있지만, 반신시들음병에는 없다. 결국, 밭의 반절 정도에 다이타로를 사용해 그곳에서 병이 발생해 버렸다. 반신시들음병이 생긴 걸 알았다면 저도 '톨밤 비거トルバムビガー'(카네코, 타키이)라든지 '비각緋脚'(카네코)를 추천했겠죠.

토마토에도 갈색뿌리썩음병이 생긴 밭에서 바탕나무 선택을 잘못해서 반절 정도 말라죽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토마토는 인간의 혈액형처럼 접가지와 바탕나무의 상성도 있어서 어려워요. 바탕나무라면 무엇이라도 좋은 게 아니거든요.  



가지의 바탕나무 품종과 내병성(각 제조업체에 의한 평가)


카네코 종묘

품종명BFVN
신뢰信賴 
-
비각
-
톨밤 비거-


타키이 종묘

품종명BFVN
내병 VF

미트
다이타로

붉은가지


토나심 
톨밤 비거





Q 시금치의 씨앗 봉지에 있는 'R○'이란 무엇인가?

A 저항성을 파괴하는 병원균의 신종을 말함. 벌써 R16까지 나왔지만....


차례차례로 파괴되는 노균병 저항성 품종

시금치에게 가장 무서운 병이 노균병입니다. 저항성 품종이 있지만 그걸 침투하는 신종(새로운 레이스)가 차례차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2~3년 전까지는 사카타 종묘의 '트래드7'이나 '크로노스' '미라쥬'가 인기였는데, 노균병의 레이스 8이 나와서 파멸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때 유일하게 생존했던 '오시리스'(사카타)가 각광을 받았는데, 재작년 그 오시리스에도 노균병이....... 그래서 올해는 레이스11에 저항성이 있는 아사히 공업의 '소이치로우早一郎'나 난토의 '슈마허11'로 대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통의 종자상은 이러한 품종을 점점 도입해 가게에 10품종 정도 갖추고 있지만, 결국 다람쥐 쳇바퀴라고 생각합니다. 카테코 종묘에서 이미 레이스 16(국내 발생은 없음)에 저항성을 가진 품종 '스나이퍼'나 '썬호프 세븐'도 나왔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파괴되겠죠. 


저항성보다도 작업성과 수확성

한편, 우리의 추천인 난토의 '스쿠프'는 저항성이 R(레이스) 1~4까지만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손님은 그렇게까지 피해가 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재배 방식을 바꾸어 밭의 배수성을 개선하거나, 계통이 다른 살균제로 확실히 로테이션 방제를 하거나, 질소 시용량을 줄이는 등 저항성 품종에 의지하지 않아도 질병을 꽤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재배 기술과 세트로 품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시금치의 주요 품종과 노균병 저항성

제조업체품종명R1~4R5R6R7R8R9R10R11R12R13R14R15R16
아사히 공업소이치로우XXX
난토슈마허11XXXXX
카네코체이서X
카네코썬호프 세븐X
카네코스나이퍼XX
사카타트래드7XXXXX
사카타크로노스XXXXX
사카타미라쥬XXXXX
사카타오시리스XXXXX
난토베스트일레븐XXXXX
난토스쿠프XXXXXXXXXXXX

진성 저항성은 특정 레이스에만 발휘된다. 예를 들면 R1~7, R9에 ○가 표시되어 있으면 노균병 레이스 1~7, 9에는 걸리지 않지만, 레이스 8의 노균병이 나오면 감염되어 버린다. 시금치의 노균병은 1990년까지 레이스 1~3만 확인되었지만, 그 뒤 차례로 새로운 레이스가 등장. 해외에서는 레이스 16까지 보고되었고, 국내에서도 R12품종을 침투하는 레이스 13의 출현이 확인된다. 



노균병만 해결하면 스쿠프는 작업성이 좋아서 다수확할 수 있는 훌륭한 품종이지요. 우선 극립성極立性으로 잎이 60도 정도의 각도로 섭니다. 다른 입성 품종의 잎 각도는 기껏해야 45도 정도. 그루 사이가 좁으면 옆 포기의 잎과 엉켜 버리기 때문에 신경써서 수확하지 않으면 잎이 떨어져 버립니다. 그 점, 스쿠프는 빨리 수확할 수 있지요.

그리고, 분얼의 힘(그루가 벌어지는)이 대단하다. 그루의 안쪽부터 차례차례 잎이 자라 나와, 보통 품종의 1·5배 정도의 볼륨이 된다. 빈약한 시금치라면 15그루 이상으로 200g 1봉지인데, 스쿠프라면 6~8그루로 1봉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절반의 수고로 출하할 수 있는 겁니다.

잎이 서 있기에 작업성이 좋고, 그 한 그루 한 그루에 볼륨이 있기에 수확도 매우 많다. 오래된 품종으로 노균병 저항성은 없지만, 그것만으로 포기하기엔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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